천박하게 자멸하는 나라 한국

오늘 띠용스러운 기사를 보았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독립서점 '책방, 오늘'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다. 주간경향의 기사 일부를 인용한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일대는 한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책방오늘 근처 건물의 관리인 H씨는 “노벨상을 탄 이후 사람들이 꾸준하게 찾아왔다”며 “갈수록 관광객들도 늘고 거리가 ‘핫’해지는 것도 일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젠트리피케이션이다. 궁중족발, 을지OB베어가 겪은 일들... 그런데 한국의 천박한 부동산 투기꾼들이 설마 노벨문학상 수상자조차 내쫓을 줄이야. (권위를 빌려 말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 천박한 나라의 국격을 끌어올린 세계적인 대문호를 쫓아내는 게 애국이고 자유민주주의인가?
1) 내가 이럴 줄 알았다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파문을 일으킨 배재고 야구부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이영진·이하 공정위) 재심의에서 출전 정지 징계 감경 처분을 받았다."
배재고 사건에 대한 오늘자 연합뉴스 기사다.
이로써 시민들의 힘으로 겨우겨우겨우 지켜낸 한국의 민주공화정은 또 다시 망하는 길로 절망 뚜벅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 무려 5.18 민주화운동으로 박사 학위를 따신 진보 교육감 <<< 정근식이 있다. 서울 자사고 학부모들 눈치를 열심히 보신 끝에 보신주의 끝판왕 정근식은 장기적으로 한국을 망하게 하는 길을 택했다.
역사 교육을 암만 시킨들 뭐하냐... 그로부터 깨달음을 얻지 않고 배움과 삶이 일치하지 않으면 멍청한 역사를 리플레이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이승만을 비롯한 기회주의자들이 여운형 선생을 죽이지 않았다면 이 나라의 현재는 어땠을까? 하지만 첫 단추는 잘못 끼워졌고, 우리는 지금도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이명박과 윤석열)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다. 586 세대와 민주당이 모럴 라이센싱으로 사익에 골몰한 결과 우리는 21세기에 내란을 또 맞았다. 하지만 이들과 이들의 지지자들은 내란이 일어난 지 채 2년이 안 되었음에도 사익에 눈이 멀어 전당대회에서 아사리판을 치고 있다.
2) 광장을 기만하는 정부

올 제헌절에 이재명 대통령은 '빛의 위원회'를 출범하며 내란 세력을 저지한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나는 그깟 감사 받으려고 광장에 나간 적 없다. 시작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를 모두 뜯어내고 공화국의 새 청사진을 열기를 바랐다.
새로 끼울 첫 단추, 국민들이 간절히 바란 건 내란 청산이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내란을 청산할 의지가 있나?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뭘 하고 있나?
3) 나는 4년 뒤가 진심으로 두렵다
현재 나는 만 34세다.
그 말인즉 좀 있으면 전국 기준으로 청년이 아니게 된다는 뜻이다. 타국으로 워킹홀리데이도 못 가고 이민을 가기 위해서는 청년들보다 훨씬 어려운 관문을 뚫어야 한다. 내 청년기의 두번의 겨울을 탄핵 광장에서 보냈고, 탄핵된 두 전직 대통령 모두 친위 쿠데타를 도모했다. 그 말은 이재명 정부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실각하면 정권이 빼앗겼을 땐 도망도 못 가고 영현백에 들어가야 한단 뜻이다.

내란수괴를 끌어내렸지만 한국 사회의 문제들은 점점 이자를 불리며 커지고 있다. 올공에서, 온라인 공간에서, 극우 음모론자들은 빚쟁이 떼처럼 공화국을 박살내고 있다. 배재고 사태처럼 가해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아무 처벌도 안 받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기의 대문호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쫓겨났다.
천박한 기회주의자들의 사회에서 한국은 자가 소멸하고 있다. 음모론과 극단주의, 극우 개신교, 부동산 투기꾼들이 자기 이득을 챙기는 사이 사회는 점점 부도나는 중이다. 이런 사회에서 정치인들마저 내 이득을 챙기고 '눈 가리고 아웅' 한다면... 2024년에 1980년대로 회귀했듯 2030년에는 1950년대로 회귀할 수 있다. 올공의 폭도들은 서북청년단 같은 정치 깡패로 나타날 거고, 그때는 여기저기서 학살의 곡소리가 들릴 것이다.
정근식과 같은 역사학자도 아니고 하물며 역사 전공도 아니지만, 이게 한국사 덕후로서 내가 역사를 통해 깨달은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
이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